필드6
"제 목: ▶전국언론노동조합 대구방송지부◀ 제8호 노보-12면


【노설】쉴 때 쉬고 싶다

‘휴무하지 않은 잔여 월차 휴가 일수에 대해서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지난해 노사가 월차 수당에 관한 합의서를 통해 명시한 사항이다. 전임 노조 집행부는 노사 신뢰를 바탕으로 월차수당을 포기하는 파격적인 양보를 통해서라도 월 1회 휴무하는 근무 환경을 정착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조합원들도 현업 활동에 쫓겨 연차 휴가를 고스란히 반납해 온 터라 회사가 월차 휴가를 통해서만이라도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해 주길 바랬다. 그러나 회사는 조합원들이 월차 휴가를 안가는 건지 못 가는 건지 통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지난해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19개월 동안 조합원 개인별 월차 휴가 사용 현황을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월차휴가 한명도 제때 못 가

이 자료에 따르면 제때 월차 휴가를 간 조합원은 1명도 없다. 조합원 절반 이상은 미사용 월차 휴가가 10일 이상씩 쌓여 있다. 열달 이상 월차 휴가를 가지 않았다는 얘기다.
더구나 올 가을부터는 자체프로그램 제작 비율이 20%에서 28%이상 늘어난다.
제작 부담이 그만큼 더 늘어나면 그나마 부서장이나 팀장에게 씩씩하게(?) 월차 휴가 가겠다고 하던 조합원마저 현업에 짓눌려 움츠려들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 15일까지 월차 휴가를 적치해 사용할 수 있다는 월차수당에 관한 합의서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문화된 노사합의서 폐기돼야

사문화 된거나 다름없는 노사 합의서는 존재 이유가 없다고 본다. 따라서 지난해 노사가 합의한 월차수당에 관한 합의서는 폐기돼야 마땅하다. 물론 합의서는 단체협약이 아닌 임금협약 때 만들어진 것이므로 유효기간 1년도 이미 지나 노사가 다시 연장에 합의하지 않는 한 어떤 효력도 가질 수 없다. 월차 휴가 시행 착오 책임은 회사에 있다.
월차 휴가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라 시행하면 되는 것이지 별도로 회사와 합의할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
다만 이전의 노사 합의 사항이 존중되고 회사도 신뢰 회복을 바란다면 휴가명령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한다.
자율적인 노사 문화가 형성되지 않으면 강제 할 수 있는 조항을 만들어서라도 쉴 때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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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 칼럼】주 5일 근무제 도입 ''허와 실''

주5일 근무제가 내년 7월부터 금융, 보험, 대기업, 공공부문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우리 삶에 일대 변혁을 가지고 올 주 5일 근무제의 요지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대폭 줄이겠다는 제도이다. 지난 89년 주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줄어든 이후 실로 오랜 기간만의 노동시간 단축이다. 미국과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주5일 근무제(주40시간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중국도 1995년에 도입했다.

주 5일 근무는 지구촌 흐름

프랑스는 1998년 35시간제를 도입, 근로시간 단축이 세계적인 흐름임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실질 노동시간은 지난 5월 노동부의 자료에 의하면 월 평균 206.4시간(제조업 213시간), 주당 51시간(제조업 52시간)에 해당된다.
그러면 왜 법정 근로시간이 44시간임에도 불구하고 5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에 우리는 시달리는 것일까? 현행 노동관계법상 사용자는 근로자가 초과근무시 평소보다 50퍼센트나 많은 할증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더 적은 소득과 더 많은 여가보다는 더 큰 소득과 더 적은 여가를 얻는 것을 더 좋은 삶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인간적 삶 보장은 환상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 당장이라도 노동시간이 줄어 노동자가 보다 인간적인 삶을 누릴 것이라는 환상은 이러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현실적 선호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발상이다. 더구나 주당 44시간의 노동임금으로 예상하는 소비 지출을 감당할 수 없는 가정에게 있어 법정근로시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요컨대 실질 노동시간을 법정 노동시간만큼 줄이면서도 소득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주5일 근무제의 핵심인 것이다.

삶의 질 높이는 대안 마련 돼야

그런데도 불행하게 아직까지는 뚜렷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정부가 노사정위 최종안 제출시안을 9월 중순으로 결정함에 따라 주5일 근무제에 대해 노사정위 근로시간 단축특위에서 쟁점 사항들에 대해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보이고 있는데 월차 휴가가 연차에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주5일 근무제에 대한 큰 그림들은 그려지고 있지만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삶의 질에 대한 깊은 성찰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가 주말을 즐기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지 일을 하기 위해 주말을 쉬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이학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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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에 바란다】연봉제, 소외감 심화

회사에 입사한지 만 4년이 다 되어 간다. 처음 연봉제 직원으로 입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난생 처음 겪어 보는 소수 그룹에서 4년을 지내 온 것이다.

난 가끔 남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보는 훈련을 한다. 당연히 우리 연봉제를 바라보는 여러 입장이 되어서도 생각해 보았다. 먼저 조금은 관심을 가지고 평범한 입장을 가진 호봉제 직원 선후배가 되어 보았다.

''그냥 돈만을 생각해서 5∼10%정도 적다면, 몇 호봉 깎여서 계약한 사람들도 많은데, 그 사람들이랑 별 차이가 없잖아? 매년 계약하는 걸 생각하면 언제 깎일지는 모르겠네. 하지만, 알고 들어오지 않았나?''

우리 연봉제 직원이 정식 직원임을 아는 차장 혹은 부장, 국장쯤 되어 보았다.

''우리 회사 연봉제는 i-TV처럼 계약직이 아니라 정식 직원이라는데, 법적으로 큰 문제도 없고, 짤릴 리도 없고, 사회에 나가면, 그만한 연봉받는 사람도 드문데 불만을 그렇게 많이 가질 필요가 있나? 회사 사람들이 연봉제 사원이라고 다르게 대우하지도 않는데... 우리 회사뿐만이 아니고, 이
런 문제는 그렇게 쉽게 고쳐지지 않아.''

그러다 회사 경영진 중의 한 명이 되어 보았다. 대주주 영입과 디지털화에 따르는 자본금 문제, 지역프로그램 편성비율확대 방침으로 줄어드는 광고수익, 다가오는 노조와의 임.단협 협상문제 등등 덩치 큰 문제들에 가려 연봉제 문제는 잘 보이지도 않았다. 그래도 한때 노조 게시판이 시끄러웠기 때문에 그때 생각을 했을 것이다.

''입사할 때 호봉이 깎인 사람도 있고, 2년제 대학 졸업자들의 연봉 차이도 심해서, 연봉제문제만을 거론하기에는 손대야 할 부분이 많다. 그들만 손댄다면 큰 문제는 아니지만, 모두의 불만을 고치자면 덩치가 너무 커진다.''

어디까지나 내 상상이니까 저렇게 생각하지 않을 확률이 더 크지만, 만약 저런 논리만 성립을 한다면, 모두가 놓치는 부분이 어떤 것일까?

보너스 날 느끼는 소외감, 5∼10% 모자라는 연봉 액수, 매년 계약할 때마다 ''연봉이 깎이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아무래도 호봉제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 묘한 상황 등등은 어떻게 보면 그리 큰 문제라고 할 수 없다. 지금은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럼 돈보다 더 큰 문제는 뭐란 말인가?

자기 혼자만의 연봉을 위해, 남의 연봉은 어떻게 되던 상관없다는 이기심, 아니 좀 더 나가서 ''자신의 연봉을 올려 주면 다른 사람들은 불만 없이 조용히 만들겠다.''고 동료를 팔아먹는 배신까지 갔을 때, 더욱 슬픈 것은 ''그런 마음 이해한다. 나도 그런 조건이 주어지면 그렇게 하겠다.''는 그런 아주 철저한 이기심.

인성마저 파괴하는 연봉제

무섭기도 한 그러한 일들이 있었다고 들었다. 누군지는 나도 모른다.
믿거나 말거나,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어쨌든 유언비어같은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들도 사실 이런 체제의 피해자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충분히 느끼겠지만, 그들을 미워하기 전에 먼저 이런 연봉제 자체를 비난해야만 한다. 이런 연봉체제가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나 또한 위로부터 찍히지 않으려고 뒤에서는 불평을 하면서, 앞에서는 아무런 이야기도 못했던 스스로 기만하는 행위를 했었다. 진심인지 다치기 싫어서인지 모르지만, 심한 경우 ''불만없다, 지금 행복하다.''고 까지 한다. ...할말없다. 속마음을 숨기고 철저한 개인주의, 이기주의로 몰아가는 상황이 연봉제에서 돈보다 더 큰 문제일 수밖에 없고, 그것은 사람의 인성마저도 변화시킨다.

4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9명의 FM연봉제 직원은 회사속에서, 외면속에서, 또 같은 동료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모래알이 되어 가고 있다. 난 이런 문제들이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식의 법적인 사항보다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이것이 만약 노동자를
쉽게 지배할려고 의도적으로 만들어 나간 것이라면, 너무 무섭다.
회사 돌아가는 전체 분위기를 보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느슨하게 대처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믿고 싶다.

노조가 외면하면 모래알로 전락

이쯤에서 내가 집행부에 바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것은 피해를 보는 소수(연봉제 외에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그들을 위한 보다 장기적인 정책이다. 한사람에 의한 한순간의 반짝 정책이 아니고, 노동조합 전체의 당연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소수 노동자의 자
기 권리 되찾기는 노조를 통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노조에서 그들을 외면하면, 그들은 정말 바람불면 날아가는 모래알이 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환기가 잘 안되어서 7층 스튜디오의 공기 너무 안 좋다. 누구라도 7층 스튜디오에 들어오는 순간 느낄 수 있다. 정보센터의 한 직원은 코에 생긴 염증수술을 했다. 반나절이 지나면 눈까지 충혈될 정도다. 공기정화기를 많이 구입하던지 노조차원에서도 어떤 대책이 있
었으면 한다. (하는 김에 3층도 같이.)

- 김인수 기술국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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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토론의 장】- 대의원편

지난 6호 노보를 발행하면서 조합원 토론의 장을 실었다.
회사가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요구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 고칠 것은 고쳐 나가자 라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오늘은 그 후속으로 현업자들이 창의성을 발휘해 공기로서 방송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회사가 나서야 풀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짚어 봤다. 1시간 동안 진행된 대의원 토론회 내용 가운데 핵심내용을 정리했다.

일시: 8월 30 일 오후 4시
장소: 대덕문화전당
참석자: 김태우 위원장, 대의원 최국환, 곽호기, 이학락, 김진호, 이민석, 배근일

<편성제작국장, 보도국장 임면동의제>

지난해 3월 새 방송법에 따라 지상파 방송은 의무적으로 편성 규약을 제정해야 한다. 현재 우리 노사는 편성규약 제정을 위한 실무 협의회가 구성돼 협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편성제작국장과 보도국장의 임면 동의제를 둘러싸고 노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임면 동의제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 우리 회사는 주주들이 많다. 그들한테서 편성제작권 독립을 담보 받으려면 편성제작국장이나 보도국장 자기들만이 갖고 있는 윤리의식만으로는 외압의 방패막이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편성제작국장과 보도국장 임면 동의제는 그들에게 방송의 독립권을 보장해 주는 첩경 구실을 한다. 위에서 압력지시가 내려오더라도 편성규약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하면 되지 않는가? 주주 또는 광고주와의 이해 관계가 걸렸을 때 교통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특히 지배주주 등장에 대비해서라도 임면동의제는 빨리 도입돼야 한다.

<상향 평가제>

올 단체협약 노조 안에 조합원 창의성을 높이는 한 방법으로 상향 평가제 도입을 채택했다. 현재 일방적인 하향평가제 인사고가 방식을 쌍방향으로 전환시키는 상향평가제 도입이 왜 필요하다고 보는가?

- 하향평가제 때문에 조합원과 간부 사이가 수직적 종속 관계로 변질되면서 현업자들이 창의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상향평가제 도입은 수직적 종속 구조를 발전적 상하 관계로 바꿀 수 있는 대안이 된다.

부장, 국장들도 제 역할 하는지 냉정히 평가받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시키면 무조건 해야 하는 군대식 지휘 관행을 빨리 없애야 한다. 상향평가제가 실시되면 간부가 일을 지시하더라도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권위주의 청산>

대의원들은 회사 내 권위주의 의식이 분명 존재하고, 그 때문에 비효율적인 업무처리로 현업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업자들의 고충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그 가운데 재교육 비용지출에 대해 경영자와 간부들의 인식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재교육에 대한 경영자와 간부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보도, 편성제작, 기술 그리고 총무 어느 국이든 회사 업무를 위해 필요한 교육이면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 카메라팀 수중 다이버 교육은 방송제작에 필요한 기술이어서 교육비를 지원하고 방송장비가 업 그레이드 될 때마다 받아야 하는 교육은 똑같은 회사업무인데도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식으로 부서간의 업무역할에 차등을 두는 것은 불합리하다.
올해 재교육 관련 예산 2억원이 책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현업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쪽으로 교육비가 지출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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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너뷰】방송국을 움직이는 실세(?) 신규봉 조합원

1분짜리 현장 리포트를 위해 1시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마이더스 손을 가졌다. 현장이 어디든 전파가 잡히는 곳이면 어김없이 하나의 방송국을 만들어 낸다. 그 방송국을 움직이는 첨병중의 한 사람인 중계팀 신규봉 조합원을 장진영 편집위원이 만났다.

1. 중계팀의 하루는?

- 아침방송이 있을 때면 새벽 5시에 나와 준비를 한다. 스포츠 경기가 있는날에는 중계 5시전에 준비 작업에 들어간다. 카메라 케이블 깔고, 중계차 전원을 확보, 오디오 부스를 설치, 중계차 세팅(기계적인 정비)까지 준비과정을 마치고 생방시에는 중계차 전원을 투입하고 마이크로 웨이브 세팅, 오디오 부스 설치, 카메라 케이블 깔고 중계차 세팅까지 완료해야 한다. 방송이 끝나면 설치했던 장비들을 다시 원상태로 정리하고 되돌려 놔야 한다. 설치할 때보다는 시간이 적게 걸리지만 1시간 정도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한다.

2.아차하면 방송 사고로 이어지는 중계 특성상 긴장의 연속일텐데?

- 중계팀 인원은 6명(운전, 아르바이트 포함해서) IMF후 인원이 반정도로 줄면서 타방송보다 중계와 녹화 횟수는 많지만 적은 인원으로 소화를 하고 있다. 중계팀 일은 개인의 능력보다는 전체의 팀웍이 중요한데 이 팀웍을 바탕으로, 육체적으로는 피곤한 점이 많지만 팀웍이 좋아 그래도 순조롭게 잘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외부의 평가도 좋아 힘들어도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일하고 있다. 녹화나 생방송이 없을 때는 9시쯤 출근해서 중계차 정비를 해야 한다. 6년이 지나면서 장비가 많이 노후화 돼서 손볼 때가 많지만 회사의 예산문제 등 여러 장애가 많아 좀 불안한 상황이다. 장비에 대한 회사의 지원이 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3. 중계하다 당한 가장 황당한 일은?

- 뒤늦게 와서 장소 선택이 좋지 않다며 이동해야 한다고 쉽게 말을 할 때가 가끔씩 있다. 그렇게 되면 시간을 들여 준비한 것들을 다시 거두고 새로 설치하는 번거로움은 그렇다 치더라도 방송사고라도 나면 책임질건가? 조금 일찍 나와 중계팀과 호흡한다는 동료애를 발휘한다면 비효율성과 수고로움을 덜 수 있을 것이다.

4. 선후배들이 이구동성으로 중계팀 체질이라는데?

- 공채 1기로 95년 `1월에 입사해서 주조정실에서 송출을 3년간 담당했으며 부조에서 비디오 담당근무를 2년 한 뒤 중계팀으로 와서 일한지 어느덧 1년 2개월이 흘렀다. 송출이나 부조일은 내근이니 답답하고 움직임이 적어서 늘어지기 쉽고 공기가 순환이 안돼 오래 근무하게 되면 머리가 아팠다. 그러나 중계팀 업무는 외부로 나가서 일을 하니까 몸은 피곤하지만 실내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롭고 활력적인 일들이 많아서 또 다른 느낌이다. 중계팀으로 오면서 회사외에 외부업체나 다른 방송사 직원 등 평소에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5.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
- 방송을 무사히 마치고 저녁별을 보며 동료들과 한 순배 돌아가는 술자리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그날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낸다.

신규봉 조합원은 결혼 2년째인 올 5월 5일에 첫 아들을 보았다. 이름하여 신경록. 밤에 중계가 많아 늦게 퇴근하다보니 경록이가 백일을 넘기도록 늘 잠든 얼굴만 보게 돼 가슴이 아프단다. 시부모 모시고 애 키우면서도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는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 뿐''이라는 아름다운 유부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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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는 이야기】제 직업요? 운행하고 있습니다

MD(Master Director)의 보직을 받고서, 어느덧 1년이란 동굴(?)속 생활이 흘렀다. 당시 운행업무의 초보로서 당황스러우며 떨리던 그 모습, 방송사고의 중압감에 Stress를 받아서 십이지장궤양을 앓고 근 3개월을 위장약을 먹었던 기억, 옛날에는 출근할 때 멋도 좀 낼 수 있는 옷을 골라 입었으나, 지금은 Band가 넘어갈 때 여유도 생기고, 근무하기 가장 편한 옷을 선호하게 되었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배에 살도 좀 불었다. 이제는 주조 체질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혹시 백수세요?

특성상 6일 週期의 불규칙한 교대근무로 인하여 남들이 백수로 볼 것 같다는 시선을 가끔씩은 의식하면서 살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거나, 비번인 경우는 5살 딸을 학원 차에 실어 보내는 일과, 딸의 가정교사 선생님이 방문할 때나, 집 안 일과 관련된 일을 낮에 챙겨볼 때 주위에서 멀쩡한 젊은 사람이 평일 대낮에 빈둥거리고 있는 모습이 왜곡되어 비추어 질 수 있다는 점은 남들이 일할 때 쉬고 쉴 때 일하
는 많은 교대 근무자들이 겪어야 되는 머쓱함이다. 특히 나의 경우는 이틀을 연이어 숙직에 들어가면 와이프 얼굴을 2박3일은 못 보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여 이산가족 재회의 감격을 맛보아야 하는 기쁨(?)도 있다.

근무에 임하면 주간 편성표를 보며 오늘의 편성 및 2~3일 후의 편성을 점검하고, 금일 방송 TAPE과 시간, 신규.교체 SPOT, 스크롤, 광고와 운행표 체크로 전반적인 점검이 끝나고, 보통 20~30분 마다 시작되는 밴드마다 ID 확인, 남는 SB시간을 초수, 횟수, 시간대, 날짜, 강조사항 등 여러 고려사항을 고민하며 SPOT을 골라 준비하고, NETQ 시간에 맞추어 운행에 들어가고, 한숨을 돌릴라치면 다음 밴드 준비할 시간이 되었고, 그러고 보니 시간이 내 의지에 의하여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방송순서에 내 모든 생활리듬을 맞추어야 잘 적응하며 운행할 수 있는 것 같다.

방송사고 악몽에 시달려

요즘도 강박감에서인지 방송사고가 나는 꿈을 자주 꾸지만 방송사고는 방심하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그동안 경험에 통해 얻은 바이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머리털이 곤두서고 전기가 통하는 듯이 짜릿짜릿한 기분을 맛보면서 평소에 길게만 느껴지던 시간들이 그 순간은 왜 그리도 빠른지 정말 눈 깜짝할 사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사고를 당했을 때 그 기분은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고, 절치부심하며 다음번엔 절대로 똑같은 사고를 내지 않을 거라고 다짐을 하곤 한다. 특히 스포츠 중계 등으로 철야방송이 일주일에 2~3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남들하고 다
른 교대근무 생활을 하기에 나름대로의 고충도 있다.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 나가는 청지기 같이 오늘도 별탈없이 운행할 수 있게 하여 주심을 감사드리며, 지금은 많이 보기는 힘들지만 택시나 버스의 운전석에 붙어있는 “아빠 오늘도 무사히!”란 글귀가 자주 떠오르곤 하며 업무의 유사성에 실소를 하
며 이렇게 자문을 하곤 한다.

실례지만 지금 하시는 일이? 운행(運行)을 하고 있습니다.....

- 이 종 성 편성제작국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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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25시】50년 구두닦이 인생

국세청이 있던 자리엔 대형 쇼핑몰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
그 아래 한 눈에 보아도 볼품없는 BBS 박스가 여름 저녁 열기에 허덕이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아침방송 제작팀들에게 사전답사는 힘든 일이다.
그래도 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는 강신호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구두 닦는 값이 1원 할 때부터 무려 50여 년간을 구두만 닦았지만 그의 웃는 표정엔 그늘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뭐 할라꼬 찍노? 부끄럽구로... 근데 PD선생, 구두 함 벗어봐라...""

자식한테 양심 하나만 물려줄끼다

촬영할 때 인터뷰를 제일 못하는 사람들은 공무원들이다. 너무 신중해서인지 자꾸만 적어서 읽으려 든다. 할아버지는 촬영 내내 막힘이 없다. 꾸미지 않는다. ""할마시는 찍새, 나는 딱새지! 찍새는 기동력, 딱새는 기술이 있어야 하는기라.""할머니가 웃는다. 카메라도 웃는다.
찍새 할머니에게 구두이름은 엘칸토, 마이다스가 아니라 김대리, 조부장 뭐 이런 식이다. 그 많은 구두임자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구두약 묻은 손으로 할머니는 점심도시락을 푼다. 왕후의 밥 걸인의 찬. 흑미 쌀밥에 새우젓, 풋고추를 얹어 맛있게 드신다. 침이 넘어간다. 눈시울이 따뜻해진다.
""이날 이때꺼정 내 직업에 불만가진 적 없데이, 내 묵고 싶을 때 묵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또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뭐가 걱정이고? 자식들한테는 내 양심하나만 물려줄끼다.""

편집이 즐거운 날

이런 날은 편집이 즐겁다. 화면에 담긴 쇼핑몰이 BBS보다 초라해 보인다.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이 클로즈업된다. 聖子가 웃는다. 오늘은 밤을 새지 않아도 될 것 같다.
1995년 개국과 함께 지역 최초로 시작된 일일 아침정보 프로그램는 당시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지역방송사의 제한된 제작환경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력을 투입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지역의 알찬 정보와 해외취재물, 시청자 참여퀴즈, 꽁트물 등 중앙방송 못지않은 내용으로 지역민들에게 다가섰던 것이다.
만 6년이 지난 지금, 아침방송의 계보를 잇는 <생방송 TBC 열린아침>의 제작환경은 많이 달라졌다. 제작비도 줄었고 제작인력도 줄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부쩍 높아지고 있다. 굳이 다매체 다채널시대란 말을 붙이지 않더라도 양질의 컨텐츠로 승부를 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아이템 사냥은 계속된다

무슨 내용으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을 것인가?
신문을 뒤적여본다. 아침 방송 6년에 안 다룬 아이템이 없다. 인터넷을 통해 여성신문, 농민신문에 NGO 사이트, 환경사이트를 둘러봐도 마땅찮다. 자료실에서 주간지, 월간지에 기업체 사보까지 뒤져봐도 별 뾰족한 아이템이 없다. 여기서 결국 적당히 타협하는 수밖에 없다. 또 뻔한 아이템으
로 잡아야 하나... 자괴감이 든다.
한자리 숫자의 시청률...
물론 시청률이 좋다고 모두 좋은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러나 시청자가 외면하는 프로그램은 어디에서 정체성을 찾아야 하는가? 게다가 보지도 않는 프로그램을 나는 왜 만들고 있는가? 여기서 또 한 번 나 자신과의 타협을 해야만 한다. 내가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적어도 내가 만드는 프로그램은, 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출연자와 이야기들은 ""전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가치성""을 갖고 있다. 유명한 연예인도 없고 화려한 무대도 없지만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강신호 할아버지의 50년 구두닦이 인생도 그래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다시 아이템을 찾는다.
언젠가 다뤘던 아이템이라고?...... 단정은 금물이다!
다시 아이템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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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후기】

여의도 중앙방송사들이 지상파 방송 재전송을 획책하고 있다. 여기에다 KDB는 위성 방송가입자들을 조기 확보하기 위해 위성 재전송 입장을 공공연히 떠벌린다. 여기까지는 시청자를 담보로 한 영역 확대와 장삿속이라 치더라도 방송위원회 처사를 보면 더욱 얄밉기만 하다.
지방화 시대를 맞아 올바른 지역방송 정책수립은 커녕 지역방송을 말살시키는데 손발을 걷고 나서니 말이다.
위성방송으로 지상파 동시 재전송하는 것은 분명 전파 낭비라. 방송위원회도 안다. 그렇지만 지역방송 죽이고 위성 방송만 살리려는 짓거리를 하면서 미친 척 하고 있는게다. 더구나 서울방송이 전국의 지역방송을 통해 릴레이 전송하던 지상파를 위성으로 재전송하도록 하는 것은 분명 공정 거래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그러려면 아예 방송 위원회를 서울방송 위원회로 개칭하던가? 게다가 방송 위원회가 지역 방송을 경영 위기에 몰려고 아예 작정을 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는 다음달부터 현실로 다가서게 됐다. 현행 20%인 자체 편성비율을 28%로 상향 조정시킨 것이다. 지역 방송 설립취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지역방송의 현실을 도외시 한 채 고무줄 당기듯이 무작정 프로그램만 늘리는 것이 능사라는 획일적인 인식이 두렵기만 한 것이다.
노동강도 악화가 가져올 프로그램 질적 저하. 그것이 시청자들에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것을 방송위원회는 아는가 모르는가?
답답하고 불안한 현실속에서도 그래도 조합원들이 정성을 쏟은 프로그램이 잇따라 국내외의 호평을 받게 된 것은 지역 방송의 존재 의미를 한층 부각시킨 경사스러운 일이다.
노조창립 이래 첫 12면 제작도 이들의 공로와 동료 조합원들의 노고가 맺어준 결실이다.
이는 다음주부터 시작될 임,단협 협상에서 회사에 당당하게 근로 대가를 요구할 명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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